무보수 공연: 해파의 공연과 음악가가 합당한 보상을 받지 못할 때
최근 뮤지션 해파(haepa)의 글 하나가 게시되었는데 우연히 해당 글을 읽어보고 여러 생각이 들었다.
해당 글의 요지는 "공연을 했음에도 정산을 받지 못했는데 이유는 해파를 보러 온 관객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아주 이상하지 않은가? 그렇다. 쉽게 이해하지 못할 일이다.
*물론 해당 사건에 대해 양측의 의견을 들어보지 못한 상황에서는 본 글이 한계가 있을 수 있다.
공연료를 정산해 주세요.
음악가들 뮤지션들 혹은 배우, 연기 등 공연을 하는 분들이 공연료를 정산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공연 주최 측과 해당 연주자 등이 어떻게 계약을 했는지 문제로 귀결된다.
즉, 당사자 간 공연을 통해 수익금을 배분 받기로 했다면 해당 내용대로 정산 받으면 되는 것이고 그럼에도 지급하지 않으면 문제가 된다.
그런데 해파의 글처럼 당사자 간 명확한 계약 내용이 드러나지 않았다면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여기 참고해 볼 만한 법원의 판례가 있다.
일반적으로 계약을 해석할 때에는 형식적인 문구에만 얽매여서는 안 되고 쌍방당사자의 진정한 의사가 무엇인가를 탐구하여야 한다(대법원 1993. 10. 26. 선고 93다2629, 2636 판결 참조). 계약 내용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 계약서의 문언이 계약 해석의 출발점이지만, 당사자들 사이에 계약서의 문언과 다른 내용으로 의사가 합치된 경우 그 의사에 따라 계약이 성립한 것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18. 7. 26. 선고 2016다242334 판결 참조). 당사자 사이에 계약의 해석을 둘러싸고 이견이 있어 당사자의 의사 해석이 문제되는 경우에는 계약의 형식과 내용, 계약이 체결된 동기와 경위, 계약으로 달성하려는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거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 그리고 사회일반의 상식과 거래의 통념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2. 15. 선고 2014다19776, 19783 판결, 대법원 2017. 9. 26. 선고 2015다245145 판결 참조).
위 기준을 토대로 본 사건에 적용해 보자.
본 사건에는 명시적인 계약서가 작성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뮤지션이 공연을 했다는 것은 공연에 대한 계약이 체결되었다는 것인데 이때 정산을 받을 수 있는지 문제는 당사자 간 계약 체결의 동기, 경위, 계약의 목적, 당사자의 의사, 거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한다.
공연 주최자가 한 공연의 특성(무료인지 유료인지 혹은 어떤 목적인지)
해당 공연에 출현하게 된 뮤지션들(해파 등)의 계약 체결 목적(금전을 받는 것이 꼭 유일한 목적일 필요는 없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공연을 했을 때 정산 방법(본 경우 응원하는 관객이 있는지를 기준으로 하고 있음)
이러한 내용들을 통해 계약 내용을 합리적으로 해석해야 한다.
응원하는 관객이 있어야 공연료를 줄 수 있다?
응원하는 관객이 있어야 공연료를 준다는 것은 일반적인 정산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예외적으로 위 방식으로 공연료를 정산한다 해도 몇 가지 문제점이 생각되는데
1. 응원하는 관객의 의미는 무엇인지.
2. 관객이 응원하는지를 어떻게 파악하고 있는지 및 그에 따른 정산 방법은 어떠한지
3. 다른 출현 뮤지션들도 위 방식에 동의를 했는지 및 동의한 뮤지션들 중 정산을 받았다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4. 해당 출현 뮤지션들에게 위 내용을 통지했는지
5. 기타
일반적이지 않은 계약의 내용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당사자 간의 명시적인 의사 합의 혹은 적어도 어떤 방식으로든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볼만한 내용이 있어야 한다.
공연 정산을 받고 싶다면 어떻게해야 할까
당사자간 합의가 최우선이다.
물론 합의과정에서 여러 진통을 겪을것이지만 이러한 일들이 반복되는 것을 막고자 한다면 그 행위자체로 큰 의미가 있다.
합의가 안될경우 민사소송으로 진행해야 하는데 소송과정에서도 합의가 이루어질 수 있으니 반드시 판결을 받겠다는 생각을 할 필요는 없다.
소송은 당사자가 직접 제기해도 되지만 부담이된다면 법률대리인 선임을 하는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뮤지션, 연기자, 배우 등 공연자들이 주의해야 할 점
매우 현실적이지만 꼭 해야 할 말이 있다.
그것은 본 사건에 대해 뮤지션 측이 정산을 받지 못하게 되어 안타깝지만 당사자에게도 책임이 일부 있다는 것이다.
계약은 공연을 하는 데 있어 근간이 되는 것인데 해당 내용에 대해 세부적인 부분을 합의하지 않은 것은 큰 문제이다(꼭 계약서라는 이름의 서면으로 작성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그중 공연에 대해 중요한 부분들 예를 들어 공연시간과 장소, 공연할 곡, 정산 여부, 정산 방식 등은 계약의 근간이 되는 부분들인데 이러한 부분은 적어도 눈에 보이는 무엇인가로 남기는 것이 좋다.
다만, 현실적으로 이러한 과정이 쉽지만은 않다고 생각되는데 이럴 때 뮤지션, 배우 등 공연자들이 개별적으로 하기보다는 한데 힘을 모아 에이전트 등 전문가에게 계약 등에 대한 권한을 위임하는 방식으로 힘을 키우는 것이 좋다고 생각된다.
법률사무소이화 장효강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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