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는 라이브 방송을 통해 몇 가지 문제점과 바라는 점을 언급했다.
- 자신들의 사적 기록들이 공개가 되는 등 개인정보 관리가 안 되고, 회사에서 우리를 보호하지 못한 경우가 있다.
- 자신들을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행위가 있었다.
- 자신들의 작업물 등 작품이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신우석 감독 사례)
- 여러 사정들을 종합해 볼 때 하이브가 뉴진스를 위한 회사인지 의문이 든다.
- 우리를 위해 함께해 준 사람이 민희진 대표이다.
- 이러한 문제들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보호를 요청했으나 민희진 대표는 해임되고 우리 요구는 묵살되었다.
- 우리를 위한 최선의 선택은 민희진 대표이다. 민희진과 함께 하고 싶다.
결국 정리해 보자면 민희진 대표의 복귀와 소속사의 의무 이행이다.
하이브나 어도어 입장에서 보자면
"너네가 뭔데? 우리 잘못한 거 없는데!”라는 반응보다는
“아티스트와 협력하여 최선의 활동 지원을 할 것이고.. ”라는 반응을 보이는 게 일반적이라 생각한다.
“우리 잘못한 거 없는데?”라는 반응은 오히려 뉴진스 멤버들에게 분쟁의 명분을 주기 때문이고, 후자와 같이 “우리는 원칙대로 이행했지만 불만이 있다면 함께 노력해 보자”라는 대응을 한다면 뉴진스 멤버들의 주장을 받아들이는듯한 모습과 함께 회사 입장에서 나름 명분을 만들 수 있다.
뉴진스 멤버들의 무시, 개인정보 문제 등이 사실인지는 확인해 봐야겠지만 지금 당장 눈에 주장은 민희진 대표 문제이다.
어도어는 이사회를 열어 민희진 대표를 해임한 뒤 김주영 사내이사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에 대해 민희진 대표는 ‘사내이사 재선임을 위한 가처분’등을 제기했다.
뉴진스의 라이브 방송을 근거로 민희진측 주장이 옳다고 할 수는 없지만 민희진에게 힘을 실어주는 행위로 보인다.
만약 민희진의 청구가 인용된다면 인용된 내용대로 진행되겠지만 기각될 경우도 염두에 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민희진 청구 기각으로 민희진 주장의 법적 근거가 없다 해도 뉴진스를 위한 가장 좋은 지원은 민희진의 존재이기 때문에 민희진이 어도어에서 정상적으로 활동할 수 있게 해달라는 내용으로 선해해볼 수도 있다.
뉴진스 멤버들이 자신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전속계약을 해지하겠다는 의사인지는 알 수 없지만 계약이라는 것은 일방이 마음대로 끝낼 수 있는 게 아니기에 여러 사정들을 고려해 봐야 한다.
전속매니지먼트계약이란 소속사나 매니저가 연예인의 연예업무 처리에 관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연예인은 소속사나 매니저를 통해서만 연예활동을 하고 직접 또는 제3자를 통해서는 연예활동을 하지 않을 의무를 부담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계약이다. 그 법적 성질은 해당 계약의 목적, 당사자들이 부담하는 의무의 내용과 성격, 당사자들의 지위, 인지도, 교섭력의 차이, 보수의 지급이나 수익의 분배 방식 등 여러사정을 구체적으로 검토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 9. 10. 선고 2017다258237 판결 참조).
뉴진스의 전속계약 내용은 계약서를 보지 못하니 알 수 없지만 뉴진스가 아티스트로서 노래 제작, 공연 등 활동 및 방송 등에 출연하는 활동을 위한 계약 교섭 및 체결, 출연료 수령을 포함한 뉴진스의 아티스트로서의 활동과 관련한 제반 사무 처리에 관한 권한으로 생각된다, 즉 매니지먼트 권한을 소속사에게 위임하는 내용의 위임계약으로서 계속적 계약의 일종일 것이다.
이러한 경우 소속사는 전속계약에 따라 뉴진스로부터 위임받은 매니지먼트 권한을 행사함에 있어 뉴진스가 아티스트로서 재능과 실력을 발휘하여 발전을 도모한다는 위임의 취지에 따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위임사무를 처리해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 다만, 모든 계약이 민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전형적인 위임계약 형태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니고 다른 특수성이 있을 수 있다.
뉴진스 멤버들이 주장하는 사유들이 진실이라고 해도 개별 사유들 만으로는 전속계약을 해지할 정도의 사유인지는 의문이 든다. 이럴 경우 보통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여 살펴보니 계약 해지 사유가 된다”라는 판단을 받도록 진행해야 한다.
계속적 계약은 당사자 상호간의 신뢰관계를 기초로 하는 것인데로서, 당해 계약의 존속 중에 당사자 일방의 부당한 행위 등으로 인하여 계약의 기초가 되는 신뢰관계가 파괴되어 계약의 존속을 기대할 수 없는 중대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상대방은 계약을 해지함으로써 장래에 향하여 효력을 소멸시킬 수 있다(대법원 2013. 4. 11. 선고 2011다59629 판결 참조).
신뢰관계 파괴는 단순히 “나 너한테 아쉬운 게 있어” 정도로는 안되고 말 그대로 “너와는 더 이상 함께 갈 수 없어. 널 믿지 못해”라고 판단될 정도의 무엇인가가 필요하다.
서울고등법원 2019. 12. 5. 선고 2019나2019762 판결 에서는 전속계약은 민법상 위임계약과는 달리 그 존속과 관련하여 당사자들의 이해관계가 강하게 결부되어 있으므로 연예인인 원고가 언제든지 계약을 해지할 수는 없지만, 이 사건 전속계약이 기본적으로 위임계약의 속성을 지니고 있음에 비추어 볼 때 계약의 존속을 기대할 수 없는 중대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만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볼 것은 아니고, 당사자 사이의 신뢰관계가 깨어졌는데도 계약의 존속을 기대할 수 없는 중대한 사유가 있는 경우가 아니라는 이유로 연예인에게 그 자유의사에 반하는 전속활동의무를 강제하는 것은 연예인의 인격권을 지나치게 침해하는 결과가 되므로, 계약당사자 상호간의 신뢰관계가 깨어지면 연예인인 원고는 이 사건 전속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9. 9. 10. 선고 2017다258237 판결 참조). 라고 판단하고 있는데
결국 정리해 보자면 계약을 존속하지 못할 중대한 사유가 있거나 신뢰관계가 깨어져 해당 소속사에서 뉴진스로 활동을 강제하는 것이 개인 권리의 심각한 침해라고 판단된다면 계약 해지가 가능하다.
보통 연예인들의 전속계약해지 등 소송을 살펴보면 전속계약에 따른 정산의무, 정산자료 제공의무, 인격권 보호의무 등 위반을 구체적 사정으로 들고, 위 문제들이 발생했음에도 소속사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못했음이 뒤따라 온다.
그런데 본 사안에서는 일반적인 경우와 다른 특수한 게 있다. 그것이 바로 민희진 문제이다.
민희진의 해임 등 문제가 적법한지는 잠시 차지하고 소속 연예인이 특정인을 소속사에서 활동하게 하라는 것이 적절한 주장인지는 무조건 된다 혹은 안된다라고 하기보다는 뉴진스의 활동에 대한 구체적 내역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것 같다.
민법 제398조 제4항은 위약금의 약정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한다.
손해배상액의 예정이란 '채무불이행의 경우에 채무자가 지급하여야 할 손해배상의 액을 당사자들이 미리 약정해 두는 것'으로 정의한다.
즉, 뉴진스가 전속계약을 위반했을 때 배상해야 하는 손해배상금액인데 위약금의 성질은 손해배상액의 예정뿐만 아니라 위약벌 즉, '채무자가 계약을 이행하지 아니할 때 채권자가 손해배상과 별도로 몰수하기로 한 위약금'일 수도 있기에 구체적인 계약 내용에 따른 판단이 필요하다.
참고로 위약벌인 경우에는 채권자로서는 위약벌과 동시에 채무불이행에 의한 손해배상까지 청구할 수 있고, 위약금이 '손해배상액의 예정'인 경우에는 민법 제398조 제2항에 의하여 법원은 직권으로 이를 감액할 수 있는 반면, 위약금이 '위약벌'인 경우에는 법원은 이를 감액할 수 없고, 다만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여 위약벌이 지나치게 과다하다는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전부 또는 일부가 무효로 될 수 있을 뿐이다.
뉴진스 입장에서는 “소속사가 계약을 위반하여 문제가 터진 거야”라는 주장을 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위약금을 물어서까지 계약 해지하겠다”라는 상황과는 전혀 다르다. 계약의 불이행 주체가 뉴진스가 아니라 소속사이기에 위약금 등 손해배상을 할 의무가 없다고 판단하여 행동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본 글은 뉴진스의 계약 내용 등을 보지 못한 한 변호사의 주절거림 정도이다. 그래서 실상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안 될지 모르나 연휴 기간 뉴진스 문제로 관심 있는 분들이 잠시나마 “이런 의견도 있구나” 정도로 봐주시면 감사드린다.
장효강 변호사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중앙로 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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