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밍 성범죄 "나랑 자면 연예인 시켜줄게" 미성년자 연예인 지망생 강간 사건
성인과 달리 미성년자의 경우에는 자신의 성적자기결정권에 대한 판단이 미숙할 수가 있습니다.
사회경험이 있는 성인이라면 “뭔 말도 안 되는 소리하고 있어!”라고 외치며 단칼에 거절 할 제안도 미성년자라면 믿을지도 모릅니다.
오늘은 연예인 지망생이었던 미성년자가 강간(성폭행)을 당하게 된 사건을 소개해 보고자 합니다.
"너 연예인 하고 싶지? 그러면 나랑 자야 해"
- B와의 만남
나는 연예인 지망생이다.
내 나이는 15세. 아직 한참 어린 나이이지만 연예계로 데뷔하기에는 지금부터 준비를 해야 할 시기이기도 하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던 어느 날 우연히 랜덤채팅 앱에서 자칭 연예 기획사에서 일하는 매니저라고 하는 B를 알게 되었다.
연예 기획사 사람을 알게 되다니 내게도 운이 따르나 보다.
B는 내게 “내가 연예 기획사 매니저인데 너 모델 하려면 연기 연습도 하고 촬영도 해봐야 하니깐 내가 아는 사진작가 연결해 줄게 그때 나와”라고 말하였다.
이것은 나에게 정말로 좋은 기회이다.
- 사진촬영 그리고 잠자리
나는 B의 말대로 약속한 시간에 약속 장소로 나갔다.
장소에 나가보니 B가 말했던 사진작가 C라는 사람이 나와있었고 그는 모텔에 함께 가서 촬영을 해준다고 하였다.
난 그의 말에 따라 모텔에 동행했고 나의 나체를 촬영한 뒤 그와 성관계를 하게 되었다.
나와 C의 관계는 약 2년여간 지속되었다.
그는 때로 나에게 용돈을 하라고 돈을 주기도 했지만 내가 바라는 연예인 데뷔에 대해서는 별다른 말이 없다.
- 그러나 사실 B와 C는 같은 사람이다.
때린것도 아닌데 강간이 될까? 위계에 의한 간음죄
위 사건을 살펴보면 "자신이 원해서 성관계를 한 거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위 내용중에 B(C)가 A를 강제로 성관계를 했다는 내용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용돈도 줬으며 이러한 기간이 어느정도 지속되었다는 것에 초점을 맞출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꼭 물리적인 힘을 사용해서 강간을 한 경우에만 범죄가 성립하는 것일까요?
위계에 의한 간음죄라 하면 간음의 목적으로 피해자에게 오인, 착각, 부지를 일으켜 그러한 심적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을 할 때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즉, 피해자의 오인, 착각, 부지로 인해 왜곡된 성적 결정을 내리게 하는 것인데 왜곡된 부분이 성행위 자체일 수도 있고 혹은 성행위에 이르게 된 동기이거나 간음행위와 결부된 금전적, 비금적적 대가와 같은 요소일 수도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 A는 자신이 성관계를 하게 된 경위가 C와 성관계를 해야만 연예인이 될 수 있다는 착각, 오인에 빠져서라 할 수 있고 이에대해 법원은 “C와의 성관계는 A의 진정한 의사가 아니다” 즉, 강간(성폭행)이라고 판단했습니다.
B의 주장 "난 강제로 성관계를 한 것이 아니다. 강간이 아니다"
B는 본 사건에 대해
- A는 이전에도 이미 성관계를 해봤다
- A에게 돈도 주었다
- A와의 관계가 2년여간 지속되었고 내가 강제로 힘을 써서 성관계를 한 적은 없다.
라고 변호했습니다.
그러나 위 주장이 전부 사실이라 해도 A가 “사진작가인 C와 성관계를 해야 연예인 데뷔가 가능할 거야”라는 오인, 착각 등에 의해 성관계를 했다는 사실은 변함없다고 보았습니다.
강간인지 아닌지 판단하는 기준
강간인지 아닌지는 단순히 남자와 여자가 성관계를 한 사실만 두고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아래 기준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당사자의 나이, 사회경험 등
당사자 간 관계
성관계에 이르게 된 경위
성관계 전후의 사정
본 연예인 지망생 강간 사건은 2심에서 무죄가 판단되었는데요.
당시 A의 성적 자기결정권이 침해되었다고 보기에는 미흡하다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즉, A 스스로 성관계를 하기로 마음먹었다는 것인데 법원에 따라 판단도 달라질 수 있어 성범죄 사건은 심사숙고해야 할 사안입니다.
장효강변호사 법률사무소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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