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한 연예인이 향정신성의약품 대리수령 혐의로 수사 선상에 오르며, 의료 현장에서 발생하는 '대리처방'과 '대리수령'의 법률적 책임 문제가 다시금 수면 위로 부상했다. 언론은 '대리처방은 부인, 대리수령은 인정'이라는 연예인 측의 입장을 전달하며 두 개념의 차이에 대한 대중적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그러나 법률의 관점에서 '대리처방'과 '대리수령'은 그 요건과 법적 효과, 책임의 주체를 명확히 달리하는 개념이다. 특히 이 사건의 대상 약물이 향정신성의약품이라는 점은, 사안의 법적 평가를 일반 의료법의 차원에서 마약류관리법이라는 특별법의 영역으로 격상시키는 결정적 요소이다.
법률사무소 이화는 이 사건을 통해 의료인이 직면할 수 있는 법률적 위험을 분석하고, 법원의 판단 기준을 제시하고자 한다.
의료법 제17조의2 제1항은 처방전 작성 및 교부의 대원칙을 천명한다. 의료인은 자신이 직접 진찰한 환자가 아니면 처방전을 작성하여 교부할 수 없다. 이것이 '대면 진료의 원칙'이며, 이를 위반하여 환자를 직접 진찰하지 않고 처방전을 발행하는 행위가 바로 법률상 '대리처방'에 해당한다. 이 경우 행정처분의 대상은 명백히 의료인이다.
반면, '대리수령'은 동조 제2항에서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개념이다. 의사의 대면 진료 후, 환자 본인이 아닌 법에서 정한 특정인이 처방전을 수령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의료법 시행령 제10조의2는 대리수령자의 범위를 ①환자의 직계존속·비속, 배우자 및 배우자의 직계존속, 형제자매, ②노인복지시설 종사자 등으로 엄격히 한정하고 있다. 이 범위를 벗어난 자에게 처방전을 교부했다면, 이는 적법한 대리수령이 아니며 법적 문제의 소지가 있다.
단순한 대리처방·수령의 문제를 넘어, 이 사건의 법률적 중대성은 처방된 약물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마약류관리법')의 규제를 받는 향정신성의약품이라는 사실에서 비롯된다. 이는 단순 의료법 위반의 차원을 넘어선다.
마약류관리법은 향정신성의약품의 처방, 조제, 투약, 관리에 대해 의료법보다 훨씬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다. 특히, 처방전에 따르지 않은 투약이나 거짓으로 기재한 처방전에 대한 제재는 매우 무겁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별표 2] 행정처분의 기준 II. 개별기준 제18호 가목
위반행위: 처방전에 따르지 않고 투약 등을 하거나 처방전을 거짓으로 기재한 경우
행정처분 (1차 위반): 업무정지 6개월
이는 일반적인 의료법 위반 행위에 대한 행정처분보다 현저히 높은 수위이다. '품위 손상'과 같은 포괄적 사유가 아닌, 구체적이고 명시적인 위반 행위에 대한 직접적인 제재 규정이라는 점에서 그 집행 역시 엄격하다.
따라서 해당 연예인 사건에서 의사가 대면 진료 원칙을 위반했다면, 이는 의료법 위반인 동시에 마약류관리법상 '거짓으로 기재한 처방' 또는 '처방전에 따르지 않은 투약'으로 의율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 경우 최대 6개월의 업무정지라는 중한 행정처분에 직면하게 된다.

의료법 위반에 대한 행정처분은 법원의 엄격한 사법심사를 거친다. 최근 주목할 만한 판결(서울행정법원 2024구합61117)은 행정청의 재량권 행사에 대한 법원의 태도를 명확히 보여준다.
해당 사건에서 보건복지부는 유통기한이 지난 의약품을 사용한 한의사에게 '의료인의 품위를 심하게 손상시키는 행위'(의료법 제66조 제1항 제1호)를 적용하여 자격정지 3개월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재판부는, '유통기한 경과 의약품 사용 금지'(의료법 제36조 제8호)라는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의무 규정이 존재함에도, 보다 포괄적이고 무거운 '품위유지 의무 위반'을 적용한 것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또한 위반 행위가 고의가 아닌 단순 부주의에서 비롯되었고 즉시 시정된 점 등을 고려할 때, 자격정지 3개월은 비례의 원칙에 반하는 과도한 처분이라 판시하며 처분을 취소하였다.
이 판결은 중요한 법리를 확인시켜준다. 첫째, 행정청은 위반 행위에 대해 가장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법규를 적용해야 한다. 둘째, 처분의 양정은 위반 행위의 고의성, 중대성, 결과 등과 비례해야 한다. '품위 손상'과 같은 포괄적 규정을 무분별하게 적용하는 것은 사법부에 의해 통제될 것임을 상기해야 한다.
최근 연예인 사건은 의료인이 마주할 수 있는 법률적 위험의 복잡성과 그 심각성을 명확히 보여준다.
'대리처방'과 '대리수령'의 구별은 단순한 용어의 차이가 아닌, 법적 책임의 주체와 범위를 결정하는 핵심 기준이다. 특히 향정신성의약품의 관여는 사안의 위법성을 현저히 가중시키며, 일반 의료법이 아닌 마약류관리법이라는 특별법의 엄중한 잣대가 적용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의료 행위는 고도의 전문성과 윤리성을 요한다. 그에 상응하는 법률적 책임 역시 엄격하게 뒤따른다. 법률의 원칙을 명확히 이해하고 준수하는 것만이 최선의 방어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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